⊙ 철종이 사랑한 여인 봉이          2019.08.14.수요일,맑음

비운의 왕 철종이 사랑한 유일한 여인인 봉이.

그는 철종의 정인이라는 이유로 끝내 죽임을 당한다.

자객의 독화살을 맞고 피를 토하며 죽어가는 봉이를,

그에게 향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 스승 지명 선사가 등에 업고 혜각사 대웅전 앞뜰에 당도했다.

죽어가는 봉이와 선사의 대화는 참으로 눈물겹다.

채 피어나지도 못한 채 사랑하는 사람을 구중 궁궐로 떠나보내고 정인이 왕이 되었다는 이유로 끝내 생을

마감하는 봉이와 나누는 대화는 그대로가 한 편의 절절한 법문이다.

자신이 만든 향을 전하께 전해 달라며 지명 선사와 나누는 대화는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지명 선사는 봉이와 강화 도령 철종의 스승이자 철종이 왕이 된 후에는 왕사와 같은 역할을 했던 스님이다.

“전...전하 꿈속에… 나타나지 않을 거예요.

제가… 꿈속에 나타나면… 전하는 슬픔 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예요.

전하가 빨리 잊고… 성군이 되시기를….”

“분명 그리 되실 게다!”

“다시는… 세상에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넌 선업을 많이 쌓아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이번 생의 몸이 마지막 몸이 되어라. 니르바나로 들어가 해탈하여라.”

“그 말… 다시 듣고 싶어요. 인생은….”

“연꽃잎에 내리는 빗방울과 같다…. 인생은 연꽃잎에 내리는 빗방울과 같다….”

선사는 봉이와 이렇게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는 숨이 끊어진 봉이를 업고 탑돌이를 멈추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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