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인소          2019.08.15.목요일,맑음


전통적인 위정척사론()을 내세운 만인소는 『조선책략』에 대해 “저절로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쓸개가 흔들리며 통곡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감정을 토로한 뒤 그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요약하면 ▲ 조선은 이미 200년 전부터 중국의 속방으로서 그 직분에 충실해왔는데, 새삼 중국과 친()하라고 한 것은 공연히 중국을 자극하는 일이며, ▲ 이미 우리의 지형지세를 잘 파악하고 있는데다 도대체 믿을 수 없는 일본과 결탁하는 일은 위험하며, ▲ 미지()의 미국을 일부러 끌어들였다가 그들의 꾐과 요구에 말려 감당하기 어려운 국면에 처할 수 있으며, ▲ 러시아의 경우 쓸데없이 그들을 자극하여 침범을 자초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므로, 황준헌이 말한 것은 백해()만 있지 일리()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학(西)을 배우고 상공업에 힘을 다하라는 『조선책략』의 지적에 대해서는 농공업을 경제의 바탕으로 삼아온 선대의 훌륭한 법도를 해치는 것이며, 사교(: 기독교)를 전파하려는 음흉한 속셈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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